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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23일 저녁 7시, 아트코리아랩 아고라에 하나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퇴근 후 저녁 시간임에도 객석은 금세 채워졌고, AI로 무언가를 해봤거나 이제 막 해보려는 창작자, 기획자, 연구자, 교육자 등 60여 명이 한자리에 앉았습니다. 노트북을 펼친 사람, 메모장을 꺼낸 사람, 서로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 사이로 오픈 프롬프트 커뮤니티의 첫 현장이 열렸습니다.
이번 주제는**「AI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집단창작을 하는 방법 — 시도와 실패의 기록들」입**니다. AI를 잘 쓰는 법보다, 직접 부딪히며 생긴 막힘과 고민, 실패의 감각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날은 송호준 작가와 민세희 작가가 발제자로 함께했고, 오영진 총괄감독이 모더레이터로 참여했습니다. 송호준 작가 발제, 민세희 작가 발제, 토론과 질의응답 순서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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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에게 인간을 뛰어넘는 직관이 있다고 하지만, 사실 그 직관은 다양한 데이터에서 우연적으로 뽑힌 결과일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인간의 위대함이나 천재성을 중심으로 한 서사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즉, AI는 인간의 말도 안되는 영웅주의 서사를 부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 세계에서 영웅서사를 무너뜨리기 위해 우연과 랜덤이라는 요소가 중요합니다. 실제로 우연에 가까운 움직임이나 결정은 실수나 외부 사건이 개입될 때 발생합니다. 이 작업은 우연과 데이터의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지 묻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데이터, 경험, 우연이 중요해지는 사회가 되면, 천재·영웅 서사가 아니라 정말 창작을 하고 싶은 사람, 정말 아이디어를 실현 시키고 싶은 사람이 더 많은 창작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AI는 인간들의 패턴을 부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랜덤의 통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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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준 작가는 참여자들에게 압축 알고리듬이 탑재된 카메라 앞에서 10초 동안 완전히 랜덤하게 움직일 것을 요구합니다. 작가는 인간이 스스로 무언가를 의식하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패턴이 생기기 때문에, 순수한 랜덤 움직임은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을까 고민했습니다. 진짜 무작위적인 몸짓이 나오려면 스스로 혀를 깨물거나 외부의 돌발 이벤트가 개입하는 등 일종의 실수가 발생해야만 한다고 설명합니다.
부천 등에서 열린 초창기 <압축하지마> 대회에서는 사람들이 가장 덜 압축된 영상인 1등의 영상을 전문 안무가에게 주어 세상에서 볼 수 없던 전혀 새로운 안무를 창작하도록 했습니다. 안무가 혼자서 고민하여 움직임을 만드는 것보다, 평범한 사람들의 통제되지 않은 우연한 몸짓에 기대는 것이 새로운 창작을 위한 더 나은 방법론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의도입니다.
이 대회의 핵심 주제는 모든 것을 데이터화하고 평균값으로 압축해 버리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맞서, 인공지능조차 예측할 수 없는 무작위적인 삶을 사는 인간을 어떻게 발굴할까 입니다. 이는 앞서 AI를 통해 영웅주의가 해체된다는 작가의 입장과 대척점에 서는 것처럼 보입니다. 송호준 작가는 AI에 대해 양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패턴을 부수기 위해 AI의 랜덤을, AI의 패턴을 부수기 위해 인간의 랜덤을 추구하는 작업을 해 왔다고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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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이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과연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지 반문해봅니다. AI를 유료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API를 마음껏 쓰는 반면, 무료 버전의 경우 사용량 제한 때문에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합니다. 자본 때문에 모두가 마음껏 AI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격차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격차에 대해 솔직해지자고 민세희 작가는 말합니다.
내 데이터로 디지털 자아를 만든다면 그것은 나의 소유일까? 아니면 서비스를 만든 회사의 것, 혹은 작가에게 귀속될까. 생성된 디지털 존재는 다른 이들과 상호작용하며 데이터가 업데이트되고 성장합니다. 이 상황에서 현실과 디지털 존재 사이 거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민세희 작가는 이를 <생성된 자아들>이라는 작품으로 풀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가 있는 지인 혹은 자원자들의 데이터를 이용해 그들의 가상자아를 만든 것입니다. 물리세계의 자아와 가상 자아의 닮은 점과 차이점을 직접 관찰하는 것이 작품의 목표입니다.
"우리는 디지털 존재와 처음으로 공존하는 세대"라는 말처럼 에이전트 시스템은 앞으로 우리에게 더 가까이 다가올 겁니다. 그 자아들이 살아가는 가상환경을 구축하고 디지털 존재들의 사회를 시뮬레이션하는 작업을 이어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요즘 학생들에게 토론을 진행시키면, 서로 토론을 하지 않고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GPT와 대화하는 장면을 보게 됩니다. 이것은 과연 잘못된 행동일까요. 시대가 바뀌면서 과거에 중요했던 형식이 계속 중요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토론의 방식이 앞으로 유지되어야하는가?” 의 질문에 자신있게 유지되어야 한다라고 대답하기도 어렵죠.
논쟁은 나 자신과 상대방의 취향이나 경험, 생각을 쌓아온 과정이 다르기에 활발한 논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논쟁이 덜 발생한다면 어쩌면 비슷한 경험을 살아온 사람이기에 토론이나 논쟁이 덜 발생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렇듯 모두가 비슷한 경험을 하는 세상에서 예전처럼 단순한 암기가 아니라, 단어의 뜻이나 감각을 익히고 담아두는 행위가 나중에 창작으로 튀어나올 수 있습니다.
AI를 사용하는 방식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누군가는 채팅만 잘 써도 되고, 누구는 에이전트를 써도 됩니다. 하나의 방법만 찾기보다 다양한 사용 방법, 사례들을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사례를 보고 자신에게 맞는 사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유튜브나 강의에서 AI가 모든 것을 바꿀 것처럼 말하는데 그런 말에 휘둘리지 않을 줏대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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